1. 영화 줄거리
1997년 어느날, 한국은행 총장(권해효 분)은 팀장 한시현(김혜수)이 올린 보고서를 읽고 긴급히 그녀를 소환합니다. 한편, 금융맨 윤정학(유아인)은 신입사원 야유회에서 인솔을 마치고 미국 투자자의 투자 회수 소식을 듣고 그와 통화를 시도하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와 동시에 버스 안에서 우연히 들려온 라디오 사연에서는 경제 침체로 부도를 맞게 된 청취자의 사연이 나오고, 낙관적인 한국경제에 대한 뉴스와 달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직감적으로 이상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한국은행 총장과 한 팀장은 경제부 수석을 만나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재정국 차관(조우진 분)과 금융실장 앞에서 브리핑을 하지만 재정국 차관은 한수현 팀장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러나 수현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철수하고 있는 상황과 실질적인 외환보유액이 현재 90억 달러 미만이라는 것을 알리고, 국가부도까지 일주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바로 청와대로 이동하여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대책팀이 꾸려집니다. 한수연 팀장은 국민들에게 이 위기를 최대한 빨리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재정국 차관은 혼란을 막고 시간을 버텨야 한다며 대립합니다. 또한 대선을 앞둔 시기에 야당에게 틈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정치적인 이익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결국 이 상황을 국민들에게는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그릇공장 사장 갑수(허준호 분)은 5억짜리 계약건을 미도파 백화점으로부터 제안 받고, 현금이 아닌 어음 거래에 대해 고민하지만 동업자 친구의 설득으로 서명을 하게 됩니다. 뉴스에서는 여전히 우리나라의 낙관적인 경제 상황에 대해서만 보도를 하지만, 국가부도 상황 대책팀은 현황을 조사하러 다닙니다. 기업은 무리하여 수익성 없는 사업에 돈을 들이고 있었고, 은행은 제대로 심사를 하지 않은 채 대출을 해주고 있으며, 정치권은 로비를 받고, 감독원은 감독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상황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윤정학은 나라가 곧 파산할 것이라는 본인의 직감을 믿고 퇴사를 결정하고, 작은 투자회사를 차려 투자자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는 한국 경제가 빠른 시일 내에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다양한 위기의 증거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음을 어필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이러한 정부의 무능함에 투자하겠노라며 투자자들을 설득하지만 남은 사람은 단 두 명 뿐입니다. 정학은 환율이 급등할 것을 예상하고 달러부터 매입하여 주식이 폭락하고 환율이 오르는 경우 돈을 벌 수 있는 풀옵션을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은 함께 은행을 돌면서 10억원의 한화를 달러로 매입합니다.
11월 중순, 환율 폭등이라는 뉴스가 연일 나오지만, 재정국에서는 일시적인 혼란 상황일 뿐이라며 절대로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발표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학과 투자자들은 쾌재를 부르지만, 갑수는 미도파 백화점이 부도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관계자를 만나러 찾아가 보지만 이미 문은 닫히고 자신과 같이 어음을 받은 수많은 계약자들을 보게 됩니다. 미도파 백화점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연이어 부도에 이르고 금융권 역시 부도를 맞는 사태에 이릅니다. 이로 인해 자살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갑수 역시 부도를 막기 위해 집을 팔기로 결정합니다. 이 와중에 정학은 아파트들이 헐값으로 나올 것이라는 예측을 하며 매물들을 사들이기로 합니다.
한편, 위기의 시기에 경제부 수석이 교체 되고, 새롭게 취임한 경제부 수석은 IMF 구제금융을 결정합니다. IMF 총재가 한국에 방문하고 비공개 협상을 진행하지만, 정부에서는 여전히 이를 부인하며 기자들에게 거짓 발표를 합니다. 그 상황에서도 정학은 뉴스가 아닌 자신의 감을 믿고 투자를 계속해 나갑니다. 정학의 예측대로 급전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헐값에라도 집을 내놓고 갑수 역시도 속상하지만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집을 내놓습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IMF 구제 금융을 발표하고, 사실상 국가 부도를 선언한 후 금융사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기업들은 줄이어 부도에 이릅니다. IMF 총재는 불평등한 조약을 계속해서 요구하는 상황에서 수현은 IMF와 그 배후에 있는 미국의 연관성을 알고 협상에 대해 반대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늦은밤 사직서를 내고 나오는 수현 앞에 오빠인 갑수가 나타나 대출을 부탁합니다. 차로 돌아온 수현은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 오열을 하며 영화는 20년 후로 전환됩니다.
정학은 투자 회사의 대표가 되었고, 갑수는 공장장으로 살아가며, 전 재정부 차관은 대기업 대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위기는 반복되고 위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고하라", "항상 깨어있는 눈으로 세상을 보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2. 영화를 보고 느낀 점
IMF 당시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 IMF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몰랐던 그때, 기억나는 것은 뉴스에서 보도되던 장면과 국민들이 금모으기 운동을 하면서 모여들었던 장면입니다. 사실 저희 집은 IMF의 영향을 크게 실감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크면서 만난 친구와 선후배들에게서 그 전에는 집안 형편이 좋았다가 사춘기 시절 IMF를 겪으면서 힘들어졌다는 스토리를 심심치않게 들어 보았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특히 갑수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IMF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고 합니다. 대학만 졸업해도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데려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공무원 시험에 청춘을 바치고 있습니다. IMF 구조조정을 통해 수많은 실업자들이 양산되던 시절의 경험은 창업하고 도전하는 젊은이 보다는 잘리지 않고 정년까지 오래도록 다닐 수 있는 직업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마치 요즘 젊은이들이 도전정신이 없고 현실에 안주하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뉴스도 접해 보았습니다. 그 당시에도 뉴스에서는 국민들이 외화를 사용하는 행태를 보도하며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 국민들의 과소비라는 프레임을 씌워 보도했던 정부입니다.
방만한 재정의 운영과 무능함으로으로 국가를 망친 정부가 없는 살림에 아이 금반지라도 보태어 국가를 구하고자 했던 국민들을 원흉으로 몰아가는 것을 보며,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깨어있으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정부와 뉴스만을 믿고 그들에 휘둘리지 말고, 오직 나의 눈과 판단으로 정확하게 세상을 보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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